2009년 9월 5일...저녁무렵.
소령이가 오늘 날을 만났나보다. 외할아버지 입제일이라서
외가집에 갔는데..처음에는 많이 서먹서먹 하더니
잘 어울려 논다.
근데 갑자기 둔탁한 퍽...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것도 아니겠지 싶었는데...이게 왠일
소령이가 뒤로 넘어져 모서리에 부딛혔다. 급하게 지혈을 하고...
상황을 살핀다.
애기엄마는 사색이 되어 빨리 병원엘 가자고 하고..난 아직 상황을 더 봐야 해서..
나를 많이 원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다 보면
내가 더 급해질까봐...다행히 지혈이 되고 울고 있던 소령이도
이내 깊은 잠에 빠진다. 상처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그냥 있어서는 안되겠다.
더구나 여자아이인데..
병원으로 향한다. 아버지랑 소령이 엄마랑..혜령이 이렇게.
소령이를 안고 가시던 아버지 가슴부분에 소령이 머리의 상처로 인한
핏자국이 있네..
외할아버지 제사 모셔야 할 아버지...소령이가 다쳐 어머니만 외가에 계시게 한 뒤
아버지는 우리랑 같이 나오셨다.
그날은 토요일..그리고 밤..병원 응급실로 가서 접수하고 바로 치료한다.
상처를 보고..엑스레이 찍고...골절은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상처를 다시 보고, 상처부위 마취하고 4바늘을 찔러 마취한다...가슴이 아프다..눈물이 나려..
울컥한다.
소령이는 아프다며 계속 울고..밖에서는 혜령이가 언니 우는것에 덩달아 같이 운다.
팔과 다리를 아버지랑 내가 꼭 잡고..
아..너무 가슴 아프다. 얼마나 아플까..
상처부위 머리를 살짝 밀고...2바늘 꿰멘다..
소령아..잘 참아줘서 너무 고마워..사랑한다...
갑자기 예전에 소령이가 왼쪽 눈가를 다쳐 8바늘이라 꿰멘 기억이 난다..
오늘 싸이월드에 있는 그 내용이 있어...다시 읽어본다. 너무나 생생하다.
너무나 어린 나이에..혼자 들어가서 수술대에 울며불며 상처치료했던 그 기억...
2007.10.01 월 14:27[흐림]
다이어리 내용
소령이가 다쳤어요..
지난 토요일 오전.. 소령이 동생이 잘 있나 싶어
병원에 갔습니다.
그날따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또 많이 기다려야 하나보네요.
이곳저곳..병원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며..
엄마도 한번..나도 한번..이렇게 번갈아 가며 소령이랑 놀아줬답니다.
2시간을 기다렸나?
소령이가 병원 안이 따분한가 보네요.
정문을 나가..벤치에..아 정말 생각하기도 싫네요.
끔찍하고..
가만히 있는 벤치 팔걸이의 모서리가 왜 이렇게 원망스러운지.
생각지도 않게...소령이가 그 모서리에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콕 찍히고 말았습니다.
피가...ㅜㅜ
소아과 갔더니..다행히 옆에 외과로 가라더군요..
손으로는 지혈하면서..외과로 갔죠..
가는 동안..엄마가 당황했나봐요.
빨리 가야 하는데..화장실로 티슈를 가지러 가네요..빨리 가야 하는데.
외과병원으로 가서...
8바늘이나 꿰맸다네요..가슴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집니다.
내가 왜 그 자리에 갔을까..
그냥 안에서 놀도록 놔 둘걸..
잘 놀았던 뒷 베란다로 데려갈걸.
이럴때 엄나가 밖에 데려갔더라면..내가 엄마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심한 자책을 합니다.
너무나 사랑스런 딸이기에 한가지의 상처없이 키우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되네요.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많이 웁니다..많이 아프고 두려운가봐요.
의사가 아빠는 나가라고 합니다. 내가 있으면 더 운다고..
밖에서..빨리 소령이가 나오길 별 일 없기를 기도합니다.
큰 울음소리가 밖에까지 흘러 나옵니다..
이런게 부모마음인가봐요..
엄마는 혹시나...많이 다친건 아닐까..걱정이네요.
안그래도 소령이 동생이 배 안에 있는데..
더 놀라는건 아닌지..
우선 진정시키고..다시 산부인과 병원에 진료 받으라 보냅니다.
조금 있으니...아직 시간 있다고 다시 오네요.
소령이가 나옵니다.
두려움과 아픔에 지쳐..
눈 가엔 눈물로 범벅이 된 상태로.
미치겠습니다. 내가 아픈게 낫지.
하루종일 그런 아픈 소령이를 보면서...내 마음마저도 많이 아파옵니다.
빨리 낫고..상처 덧나지 않기를..
흉터도 생기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소령아..빨리 나아서 아빠랑 많이 놀자..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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